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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엑셀을 배우십니다

2026-07-26

시골에 계신 어머니가 일흔이 넘어 컴퓨터 학원에 등록하셨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엑셀을 배우신다고 합니다. 배우는 일 자체를 즐거워하고 계신 것이 전해졌습니다. 일흔이 넘어 무언가를 새로 시작한다는 것이 어떤 결심인지 짐작이 되어, 저는 그 이야기를 오래 생각했습니다.

무언가를 배운다는 건 참 즐거운 일입니다. 저도 새로 배울 때가 가장 재미있습니다. 다만 배우신 엑셀을 막상 어디에 쓰실지는 잘 모르시는 듯했습니다. 쓸 자리를 정해두지 않고 배우는 즐거움에만 머물면, 시간이 지나 그때의 즐거움으로 끝나게 됩니다. 그렇게 되는 것이 조금 안타까웠습니다.

지금의 AI 교육도 그렇지 않을까

어머니 이야기를 듣고 나서, 요즘 AI 교육이 이와 닮은 자리에 있는 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AI가 대세라고 하니 배워둬야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해서, 엑셀이나 파워포인트를 익히듯 도구를 하나씩 익혀가는 자리 말입니다. 적어도 제 강의가 그런 시간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가장 큽니다.

저는 AI 전문가가 아닙니다

저는 AI를 오래 공부해온 사람이 아닙니다. 전산실에서 시작해 방송 현장에서 음향감독과 중계팀을 거쳤고, 창업을 하면서 영상 제작과 마케팅 일을 하다 인테리어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여러 실무를 겪어온 사람이 오히려 더 많은 것을 전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현장에서 알게 된 것들을 AI와 나란히 앉아 갈무리해 《AI와 함께하는 반셀프 인테리어》를 냈습니다. 남에게 권하기 전에 저부터 한 번 해본 일이었습니다. AI와 일하며 놀랐던 것들을 주변에 이야기하다 보니, 더 많은 분께 알려드리고 싶은 사람이 되었습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것은 AI에 관한 지식이 아니라, 그것을 내 일 어디에 쓸지 현장에서 먼저 겪어본 시간입니다.

그래서 마인드셋을 먼저 다룹니다

제 강의는 새로운 걸 배울 때 반짝하는 즐거움보다, AI와 어떤 사이로 지낼 것인지를 앞에 둡니다. 목표하는 바가 분명해지면 가는 길이 더 뚜렷하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부 단위로 골라 들으실 수 있고, 기관 형편에 따라 줄이거나 한 번의 특강으로 진행하기도 합니다. 어느 쪽을 고르시든 드리고 싶은 물음은 하나입니다. 이걸 배워서 어디에 쓰시겠습니까. 그 답을 각자 하나씩 손에 쥐고 강의실을 나서는 데까지가 제가 잡아둔 자리입니다.

이런 물음을 드리면서도, 정작 어머니가 그 엑셀을 어디에 쓰실지는 저도 아직 함께 찾아드리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내려가면 그 이야기부터 해볼 생각입니다.

이 블로그에는 진행 중인 일에서 나온 기록과, AI와 함께 일하며 겪은 것들을 하나씩 적으려 합니다. 다 되고 나서 정리한 것보다 하다가 걸렸던 자리가 저에게는 더 오래 남았습니다. 그런 것들부터 적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