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향 콘솔 학습 앱 안에 AI를 하나 붙여 두었습니다. 배우는 사람이 궁금한 것을 물으면 답해 주는 자리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그 자리에서 한도를 넘었다는 안내가 떴습니다.
이상한 것은 같은 회사의 챗봇을 웹에서는 아무 문제 없이 쓰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앱에 넣은 열쇠도 그 계정에서 받아 온 것이었습니다. 같은 계정인데 한쪽은 되고 한쪽은 막혔습니다.
한 번 답을 들었습니다
왜 우리 앱만 막히느냐고 물었습니다. 답이 왔습니다. 웹에서 쓰는 서비스와 앱에 붙이는 통로는 원래 다른 시스템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일단 그런가 보다 하고 받아들였습니다.
받아들인다고 문제가 풀리지는 않았습니다. 잠깐 쉬었다가 다시 해 보라는 안내를 따라 몇 분을 그냥 두었다가 다시 열어 봤습니다. 똑같았습니다.
몰려서가 아니었습니다
시간이 좀 더 지나서야 안내문이 더 자세해졌습니다. 그 안에 적힌 것은 처음 생각했던 것과 달랐습니다. 잠깐 몰려서가 아니라, 이 계정에는 애초에 그 통로로 쓸 수 있는 양이 0으로 잠겨 있었습니다.
그 화면을 보고 다시 물었습니다. 지금 매달 돈을 내고 쓰는 계정에 이 앱을 연결하면 더 쓸 수 있는 것 아니냐고요.
다시 물으니 표까지 왔습니다
이번에는 표가 딸린 답이 왔습니다.
제가 매달 내는 돈은 웹에서 쓰는 서비스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앱에 붙인 쪽은 그것과 별개의 창구였습니다. 하나는 다 만들어진 서비스를 쓰는 값이고, 다른 하나는 무언가를 직접 만들어 붙일 때 쓰는 통로입니다. 두 창구는 한도를 나눠 쓰지 않습니다. 그래서 매달 내는 돈을 앱에 연결한다는 것 자체가 성립하지 않았습니다.
앱 쪽을 늘리려면 그 통로에 따로 결제 수단을 걸어야 했습니다. 매달 정해진 돈을 내는 방식이 아니라 쓴 만큼 내는 방식으로요.
같은 회사, 같은 이름, 다른 통로
돌아보면 같은 설명을 두 번 들은 셈입니다. 처음 들었을 때는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갔는데, 진짜 원인을 보고 나서 같은 질문을 다른 말로 다시 하게 됐습니다. 두 번째에야 표까지 곁들여 자세히 왔습니다.
같은 회사이고 같은 이름을 달고 있고 로그인하는 계정까지 같습니다. 화면에서 대화하는 느낌도 거의 같습니다. 그런데 안쪽에서는 완전히 다른 통로로 연결되고 있었습니다. 한쪽 통로가 열려 있다고 해서 다른 통로가 열리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만들어 보려는 분께
이 이야기를 적어 두는 이유가 있습니다.
AI를 쓴다는 말이 이제 한 가지를 뜻하지 않습니다. 화면을 열어 대화하는 것과, 그것을 자기가 만든 무언가에 붙이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앞의 것만 해 본 사람에게는 뒤의 것도 같은 통로일 것처럼 보입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무언가를 직접 만들어 보려고 마음먹은 분이라면 이 자리에서 한 번 걸립니다. 걸리는 것 자체는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다만 한 번 들은 설명이 잘 안 붙잡힐 때는, 진짜 원인이 눈에 보일 때까지 다시 묻는 편이 낫습니다.